에그타르트,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글/사진. 홍진경 데이터분석팀 대리
에그타르트에
눈을 뜨다
우연히 에그타르트에 눈을 뜬지 2년차. 회사 생활에 비유하자면 ‘업무가 이렇게 돌아가고 있구나’하고 대충만 봐도 감이 오는 정도의 경지에 이르고 있는 중이다. 그간 100여 개가 넘는 가게의 에그타르트를 맛보고 리뷰를 남기며 이제 겉모습만 봐도 식감이나 맛이 느껴질 정도다.
지난해에는 에그타르트의 성지 포르투갈에 다녀오기도 했다. 에그타르트를 아이템으로 창업하려는 분이 있다면 자문역 정도는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혹자는 ‘다 같은 에그타르트 아니냐’, ‘그게 그 맛이더라’, ‘다 맛있지, 뭐’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와인을 즐기듯 몇 가지 기준을 세워서 하나하나 음미한다면 에그타르트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에그타르트! 에그타르트는 타르트지와 필링을 기준으로 맛을 평가할 수 있다.
맛있는 에그타르트의 기준
① 타르트지의 종류와 식감
타르트지는 에그타르트의 필링을 받쳐주는 부분으로 피자에서 도우의 역할을 생각하면 된다. 에그타르트는 타르트지를 기준으로 크게 포르투갈식과 홍콩식으로 나뉜다.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는 바삭한 페이스트리를 이용한 타르트로, 바삭한 첫 식감과 이후 파스스 흩어지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맛있는 에그타르트일수록 페이스트리의 풍미가 좋으며 오래 놔두어도 바삭한 식감을 유지한다.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마카오도 페이스트리를 이용한 방식의 에그타르트가 유명한데, 얇은 페이스트리 도우를 사용한 에그타르트는 마카오식 에그타르트라고도 불린다.
홍콩식 에그타르트는 버터쿠키를 이용한 에그타르트를 통칭한다. 프랑스식 타르트인 플랑도 쿠키 도우 기반이지만 국내에서는 홍콩식 에그타르트라는 표현이 일반적이다. 타르트지가 단단한 편으로 스타벅스의 블루베리 쿠키 치즈 케이크의 질감을 떠올리면 된다. 맛있는 홍콩식 에그타르트는 만지면 단단하지만 베어 물면 부드럽게 부서지며 씹을수록 고소하고 풍미가 좋다.
두 종류의 에그타르트 모두 타르트지가 필링을 견고하게 받쳐주는 역할을 하면서도 타르트지 자체의 풍미가 좋은 것이 맛있다. 맛없는 피자 도우는 단지 토핑을 얹어놓는 기능뿐이지만, 맛있는 피자의 경우 도우 끝까지 디핑소스에 찍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나는 미식 수준이 높아진 터라 눅눅하거나 찐득거리는 식감의 에그타르트라면 공짜라도 먹지 않는다.
맛있는 에그타르트의 기준
② 필링의 맛과 향
에그타르트의 필링은 달걀을 주재료로 한다. 달걀 노른자, 밀가루, 설탕, 우유 등을 섞어 만든 커스터드 크림을 타르트 위에 채워서 구운 게 바로 에그타르트다. 재료만 보면 간단해보이지만 베이스인 커스터드 크림에 어떠한 재료를 첨가하여 식감과 풍미를 살리느냐에 따라 다양한 맛을 가진 에그타르트가 탄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바닐라 빈을 통째로 넣거나 바닐라 추출물을 넣은 바닐라향 에그타르트가 많은 편이다. 레몬을 넣어 상큼한 맛을 더하거나 시나몬을 더한 에그타르트도 있다. 혹은 필링 안에 과일잼이나 과일 덩어리를 넣은 과일맛 에그타르트도 있다. 가장 특이했던 것은 두리안 잼을 넣어 만든 에그타르트였는데, 두리안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주 반가운 에그타르트였다.
이처럼 필링이 어떤 향인지를 느끼면서, 질감이 라이트한지 걸쭉한지, 끝 맛은 어떤지도 섬세하게 느껴본다면 새로운 에그타르트의 세계가 열릴 것이다.
같은 에그타르트라도
더 맛있게 즐기려면
갓 나온 에그타르트인지, 상온에 식힌 에그타르트인지, 얼려둔 에그타르트인지, 얼렸다가 레인지에 살짝 돌린 에그타르트인지, 얼렸다가 에어프라이어로 구운 에그타르트인지에 따라 그 맛이 조금씩 다르니 맛있는 에그타르트를 여러 개 구매해 다양한 방법으로도 먹어보면 그 또한 즐거울 것이다. 하지만, '최고의 튜닝은 순정'이라는 말처럼, 나는 갓 나온 에그타르트나 매장에서 잘 식힌 에그타르트를 바로 먹는 것을 선호한다.
나처럼 에그타르트에 대한 소양이 제법 있는 경우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기준을 적용하지만 타르트지와 필링이라는 2가지 기준에만 집중하며 먹어보더라도 각기 다른 에그타르트의 특색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대형 디저트숍은 창업용으로 레시피를 판매하기도 하는데, 앞서 설명한 기준을 가지고 먹다보면, ‘여기는 어느 집 레시피를 계승했구나’하며 그 문파까지도 추측해볼 수 있다.
에그타르트 맛집 TOP 4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그건 그거고 맛있는데가 도대체 어디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국내외 100여 개의 에그타르트 가게를 돌며 마치 임상실험 하듯 추려낸 에그타르트 맛집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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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1위!
Levain한줄평: 해외여행 갈 때마다 핀란드를 경유하고 싶게 만드는 맛
위치: 핀란드 헬싱키 / ECHA 근처
가격: 개당 3.5유로(물가 비싼 북유럽 답게 작디 작은 에그타르트가 무려 5천원!)
타르트지: 바삭바삭한 페이스트리
필링: 필링도 찰떡!
고소한 페이스트리에 어울리는 부드럽고 촉촉하게 녹아내리는 완벽한 필링이었다. 고소하지만 과하지 않아서 느끼하지도 않고 그야말로 중용이 뭔지를 아는 예의바른 에그타르트랄까? 에스프레소와 함께 먹으니 감칠맛이 잘 어우러졌다. -
역삼동 1위!
로흐한줄평: 바삭바삭한 포르투갈식과 부드러운 홍콩식 그 사이 어딘가
위치: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13길 17, 1층
가격: 개당 3,600원
타르트지: 페이스트리와 쿠키 그 사이 바삭바삭
필링: 바닐라향 팡팡 바닐라빈 가득
간만에 먹자마자 바닐라향이 팡 터지는 에그타르트를 만났다. 많이 달지 않아 뒷맛도 깔끔하고 여기저기 가득 붙어있는 바닐라 빈을 보면서 만족스레 미소 지을 수 있다. 참고로, 로흐는 에그타르트도 맛있지만 휘낭시에가 진짜 맛있으니 참고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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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동 1위!
파티세리 아티카한줄평: 부드러운 타르트와 부드러운 필링의 만남, 너무너무 부드러운 에그타르트계의 성시경
위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일로213번길 10, 성원상떼뷰리젠시 101동 110~111호
가격: 개당 3,800원
타르트지: 부드러운 편
에그타르트를 구매하면 따뜻하게 데울지 여부를 물어보신다. 따뜻하게 데워도 완전히 바삭해지진 않았다. 따뜻할 때가 훨씬 맛있으니 매장에서 먹는다면 꼭 데워 먹는 것을 추천한다.필링: 크리미한 맛이 가득
먹으면서 생크림맛이 많이 났다. 부드럽고 크리미하다. 바닐라빈도 콕콕 박혀있고 필링도 가득하니 입 안을 부드럽게 채워줘서 좋았다. -
본고장 1위!
Castro한줄평: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의 정석을 느낄 수 있는 곳
위치: 포르투 빅토리아 전망대 근처
가격: 개당 1.5유로(현지 평균 1.2유로 대비 비싼 편)
타르트지: 페이스트리는 여기가 짱!
바삭하고 버터맛이 고소하게 팡팡 터지는 페이스트리를 느낄 수 있다. 그야말로 포르투갈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질감이다.필링: 달달한 맛
필링은 다른 곳들에 비해 조금 단 편! 그래도 아침에 당 충전하기 좋을 정도로 딱 기분 좋게 달았다. 모닝커피와 함께 먹으며 아침을 맞이하기에 딱이다.
이렇게 내가 가 본 100여 개의 가게 중 4군데를 추천해본다. 아쉽지만 무상 공개는 여기까지다.
지금까지 국내외의 유명 에그타르트를 먹어 보며 느낀 점은 우리나라의 에그타르트들도 그 수준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에그타르트들은 스타일이 다양하여, 가게마다 타르트지나 필링의 특색을 느낄 수 있다.
어떤 이는 창밖의 마지막 잎새를 보며 삶의 의지를 이어갔다고 했던가? 나는 아직도 가보지 못한 에그타르트 가게가 산더미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미지의 에그타르트들을 떠올리며 오늘도 나는 희망찬 하루를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