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동이 이글대는, 여기는 아프리카!- 짐바브웨, 잠비아 그리고 탄자니아까지 11일 간의 기록
글/사진. 장경훈 예산관리팀 과장
아프리카로 떠나기 전, 만반의 준비
출국 10일 전, 오후 반차를 쓰고 인근 대학병원에 들렀다. 아프리카 여행에 꼭 필요한 예방 접종을 위해서다. 황열병, 장티푸스, 파상풍 주사를 맞고, 말라리아, 고산병 약을 처방받았다. 방문하는 국가마다 차이는 있지만, 현지 열악한 의료 시설을 고려한다면 가능한 한 모두 준비하고 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말라리아 약은 출국 7일 전부터 복용하는데, 약이 독해서인지 고열과 구토로 한동안 고생했다. 그래도 이러한 과정 또한 여행의 일부가 아닌가. 여행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어느덧 출국 날이 다가왔다. 자, 이제 아프리카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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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폭포, 빅토리아 폭포의 강렬함
18시간의 길고 긴 비행 끝에 빅토리아 폭포가 있는 짐바브웨에 도착했다. 빅토리아 폭포는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로 짐바브웨와 잠비아 국경을 가르며 인도양으로 흘러가는 ‘세계에서 가장 긴 폭포’다. 짐바브웨의 절기상으로 우기에 해당한 시기인지라 수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고, 폭포는 마치 생명력을 지닌 무엇이라도 된 듯 역동적으로 쏟아졌다. 폭포 중심부로 이동할수록 물보라는 거세졌는데, 마치 비명을 지르는 듯한 폭포의 굉음까지 더해지자, 나와 일행은 어떤 공포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조금씩 폭포에 익숙해지면서 그 자체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고 왠지 모르게 마음 한편이 뜨거워지기까지 했다. 거센 물보라에 옷은 다 젖고 카메라는 고장이 났지만, 빅토리아 폭포에서의 기억은 그곳에서 본 무지개만큼이나 아름답게 남아있다.
세렝게티에서 만난 진짜 야생
영화<라이온 킹>의 배경이 되는 세렝게티 국립공원이 위치한 탄자니아로 이동했다. 3박 4일 사파리 투어로 ‘게임 드라이브(Game drive)를 진행했는데, '사파리'는 스와힐리어로 여행이라는 뜻이고 '게임 드라이브'는 지프차를 타고 게임을 하듯 동물들을 찾아다니는 것을 말한다. 운이 좋게도 세렝게티 빅5 동물인 사자, 표범, 코뿔소, 코끼리, 버팔로를 눈앞에서 만날 수 있었고 기린, 하마, 얼룩말, 톰슨가젤, 심지어 하이에나까지 보게 됐다. 세렝게티에는 철저한 위계질서가 존재한다. 코끼리 떼가 진흙탕 샤워를 마치면, 조금 뒤 얼룩말 무리가 진흙탕에 찾아온다. 그들이 샤워를 마치고 떠난 자리에는 톰슨가젤 무리가, 그다음에는 귀여운 품바 무리가 순서대로 찾아온다. 순리를 따르는 모습이 참으로 신기했다.
숙소는 세렝게티 안에 있는 캠핑 사이트로 잡았다. 우려와는 달리 매우 깨끗하고 안전했으며 심지어 와이파이 신호도 원활하게 잡혔다. 얼마 전 방문한 서해 캠핑장에서는 온수가 나오지 않아 고생했었는데, 이곳은 온수마저 완벽하게 공급됐다. 이동 시에는 항상 현지 가드가 동행했고 무전기와 손전등을 필수 지참했다. 가드는 긴 창살을 들고 다녔는데 용도가 궁금하여 물어보니, 야생 동물 공격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당시에는 야생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한 일종의 콘셉트라고 생각했으나, 새벽에 하이에나 울음소리를 들었다는 일행의 말을 들은 후에야 비로소 가드의 말이 진실이었음을 알았다. 세렝게티는 날것의 야생 그 자체다.
현지인의 실생활, 그 흥미진진한 세계로
탄자니아 마을 구석이 궁금해졌다. “10불을 줄 테니 20분 동안 주변을 구경시켜 줄 수 있나요?” 지나가는 오토바이 기사를 붙잡고 무작정 흥정을 시작했다. 다행히 친절한 기사를 만나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넉넉히 오토바이 투어를 다닐 수 있었다. 최신 옷을 파는 가게부터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펍까지 방문하며 탄자니아인들의 생활을 잠시나마 접했다. 사파리 투어도 물론 인상 깊었지만, 길거리에서 즉흥으로 성사된 오토바이 투어가 어쩐지 마음에는 더욱 남는다.
우리나라의 김말이 튀김처럼 생긴 음식이 길거리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평소 음식을 씹기도 전에 “음~맛있다”라고 말하는 버릇이 있긴 하지만, 이 음식은 진정 감탄사가 먼저 나오는 훌륭한 맛이었다. 그러나 다음날부터 배가 살살 아프더니 여행 마지막 날까지 탈이나 고생한 경험이 있어 아프리카의 길거리 음식을 마냥 권하기는 조심스럽다. 그래도 즉석에서 갈아주는 망고 주스는 지금까지 먹어본 생과일주스 중 가장 맛있었다. 다만 두 잔에 2불이었던 주스가 다음 날 5불의 가격으로 오른 것은 아직도 의문이다. 그렇지만 덤터기 또한 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인생 주스를 만들어 준 가게 주인에게 감사의 의미 마음을 담아 기꺼이 5불을 지불했다.
허공과 물살을 가르는 짜릿함!
빅토리아 다리에서 111m 번지점프에 도전했다. 다리 아래에는 악어가 살고 있고 심지어 10년 전에는 번지점프 줄이 끊어지는 사고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어 뛰기 전 두려움은 배가 됐다. 사고 발생 확률이 50만분의 1이라고는 했지만, 그 '1'의 경우가 나에게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겁이 났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언제 아프리카에서 번지점프를 해보나'라는 마음으로 생에 첫 번지점프에 도전했다. 어떤 사고에 대해서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각서에 서명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번지점프대에 서 있었다. "five, four, three, two, one, JUMP!" 줄 하나에만 의지한 채 허공을 향해 발을 떼는 순간 느껴지는 엄청난 짜릿함! 아마 경험하지 못한 이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다음 날에는 래프팅에 도전했다. 래프팅 역시 생에 첫 도전이었는데, 첫 도전을 아프리카에서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 설렜다. 캐나다 부부, 미국 남성과 한 팀이 되어 함께 노를 젓고 급물살을 헤쳐갔다. 총 다섯 개 급물살을 지나며 강에 빠지기도 하고 물을 먹기도 했지만, 함께 역경을 이겨냈다는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컸다.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아프리카 여행을 강력히 추천한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다시 한번 찾고 싶을 만큼 아프리카는 충분히 매력적인 여행지이다. 깨끗한 도시를 선호하는 안정 지향형 여행자인 나조차도 아프리카에 푹 빠졌으니 말이다. 넘치는 에너지와 다채로움을 느끼고 싶다면 아프리카로 떠나길 권한다. 그럼 또 만나자, 아프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