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TC LIFE 1

철인은 아니지만
철인 3종은 해보고 싶어!

쉬엄쉬엄 한강 3종 도전기

철인은 아니지만, 새로운 도전에는 언제나 마음이 움직입니다.
‘쉬엄쉬엄 3종’은 도전적인 목표를 나만의 속도로 즐길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완주보다 함께 즐기는 과정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던 하루를 소개합니다.

글과 사진. 대표앱기획팀 황혜인 계장

쉬엄쉬엄 한강 3종 대회를 신청하다!

여러분은 평소 어떤 운동을 즐기시나요? 우리 원 직원분들 대부분이 취미로 한 개 이상의 운동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저 또한 그런 사람 중 하나입니다. 입사 전 시작한 요가와 러닝뿐만 아니라, 폴댄스, 한 달 찍먹한 피겨스케이팅, 요즘 푹 빠져있는 수영까지. 저는 취미에 있어서는 한 가지에 몰두하기보다는 넓고 얕게 경험하는 것을 지향하는 사람인지라, 특히 더 다양한 운동을 해봤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쉬엄쉬엄 3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재밌게도 요가 지도자 과정을 취득하던 중이었습니다. 당시 다니던 요가원 선생님들이 쉬엄쉬엄 3종에서 요가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같이 지도자 과정을 듣던 쌤들이 우루루 보조강사로 출격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평일이라 보조강사로 가보지는 못했지만, 사진과 이야기로 경험한 대회의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철인 3종 같은 강렬한 기록경기를 ‘쉬엄쉬엄’ - 요가 정신이 가득한 방식으로 - 하다니! 당시 저는 러닝만 아주아주 가끔 하던 사람이었지만, 언젠가 수영을 배우게 될 테니(?) 그때 꼭 저 대회를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겨울 수영을 시작하면서부터 마음 한켠에 쉬엄쉬엄 3종을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저는, 플랫폼개발부 동기 정찬호, 이수민과 의기투합하여 쉬엄쉬엄 크루를 구성했습니다.

참가 동기

  • 수민
    “수영인이라면 한 번쯤 한강수영을 꿈꾸는 것이라서”
  • 찬호
    “살면서 철인 3종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가까이에서 해서”
  • 혜인
    “운동인들로 가득한 축제, 그 현장에 주인공으로서 함께하고 싶어서”

쉬엄쉬엄 한강 3종이 뭔데?

쉬엄쉬엄 한강 3종 대회는, 이름 그대로 철인 3종(수영, 자전거, 달리기) 경기를 한강에서, 쉬엄쉬엄 경험해 볼 수 있는 대회입니다. 6월 5일~7일, 3일간 진행된 이번 대회는 2024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3회차를 맞이하였고, 참여자 각각의 능력과 의지에 따라 초급, 중급, 상급 중 한 개를 선택해 참여할 수 있습니다.

수영 자전거 달리기
초급 300m(한강) OR 200m(수영장) 10km 5km
중급 500m 15km 7km
상급 1km 20km 10km

저희는 각각 찬호 – 상급, 혜인/수민 – 초급을 선택했습니다. 한 가지 첨언하자면, 작년에 이다예 계장님이 웹진에 실었던 ‘한크스(한강리버크로스스위밍)’ 대회도 취미 수영인이 오픈워터를 경험해 볼 수 있는 대회지만, 쉬엄쉬엄에서의 수영 거리가 압도적으로 짧습니다. 러닝과 자전거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다면, 한강 오픈워터를 ‘찍먹’해 보기 가장 좋은 대회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철인 3종과 구분되는 쉬엄쉬엄 3종의 특징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 기록이 없음
    검색해보면 ‘기록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대회이다’라는 문구를 많이 보실 수 있을 텐데,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은 쉬엄쉬엄 3종은 공식적인 기록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본인의 러닝이나 자전거, 수영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으시다면 개인적으로 남기셔야 합니다. 완주 확인 절차도 사실상 없어서, 시도만 했다면 완주한 것과 동일하게 메달을 받으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 내 컨디션대로 진행 가능
    통상 철인 3종은 수영 → 자전거 → 달리기 순으로 진행되지만, 쉬엄쉬엄 3종에서의 진행 순서는 완전히 제 마음대로입니다. 날짜와 시간이 정해지는 수영만 빼면, 자전거와 달리기는 다른 날 와서 진행해도 무방합니다. 다만 상급의 경우에는 수영을 가장 먼저 진행해야 합니다. 한강 남단에서 헤엄쳐 뚝섬한강공원에 도착한 뒤에 자전거와 달리기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자격이 필요하지 않음
    철인 3종을 도전하기 위해서는 안전상 이유로 대회 전 ‘오픈워터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고 합니다. (공식적인 테스트가 아니더라도... 만만치 않은 세 가지 운동을 연달아 할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쉬엄쉬엄 3종에서는 별도의 테스트 없이, 어린이를 포함한 온 가족이 참가할 수 있습니다. 참여를 위한 대기 줄에서 온 가족이 총출동한 팀을 여럿 보았고, 앞으로 제가 보여드릴 대회 영상에서도 어린이들이 제 앞을 끼어드는(!) 장면을 많이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쉬엄쉬엄, 그러나 결코 설렁설렁은 아닌

생생한 취재를 위해(?) 3년 전 당근으로 구하고 한 번도 쓰지 않았던 고프로도 오랜만에 꺼냈습니다!

6월 6일, 결전의(?) 날이 밝았습니다. 뚝섬한강공원에 도착해서 자리를 잡고, 모닝 옐로(미세먼지 옐로)색 티셔츠를 입고 있는 사람들을 잔뜩 보니 대회장에 온 것이 실감 났습니다. 저희 중 초급자는 9시 수영을 신청해 뚝섬으로 바로 모였고, 상급자는 8시 수영을 신청해 잠실대교 남단에서 한강을 가로질러 온 뒤, 뚝섬한강공원에서 남은 두 가지를 해내는 일정이었습니다.

저희는 다 같이 신청한 것이 무색하게도 모두 따로 코스를 진행했는데요, 정규 철인 3종과 정반대 순서이자, 제가 도전한 순서인 러닝 → 자전거 → 수영을 추천합니다. 가장 대기가 적은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매년 참가 규모가 커지는 대회답게, 최대한 이른 아침에 시작해서, 사람들의 선호도가 낮은 것을 먼저 완주하는 것이 대기 시간 단축에 유리한 것 같았습니다. 저는 거의 대기를 안 하고 세 코스를 완주했지만, 정규 철인 3종 순서대로(수영 → 자전거 → 달리기) 간 경우 30분 이상씩 대기했다는 후기를 많이 보았습니다.

  • 러닝

    뚝섬한강공원 기준 동쪽으로 초급자는 5km, 중급자는 7km, 상급자는 10km를 달립니다. 아주 맑은 날, 한강을 끼고, 강 건너 롯데타워를 보며 뛰니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6:40 페이스로 쉬지 않고 달리는 것을 목표로 했고, 오랜만에 러닝으로 힘들었지만... 해냈습니다!

    6:40 페이스의 시야. 제가 힘들어하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소리는 뺐습니다...
    반환점에서의 물컵이 재사용 플라스틱 컵이었습니다!
    주최 측이 이래저래 민원에 시달렸던 것으로 아는데 직장인의 애환을 느꼈습니다...
  • 자전거

    자전거의 경우 헬멧이 필수라서 3천 원을 내고 헬멧을 대여했습니다. 헬멧 색이 여러 개였는데, 티셔츠 색에 맞추어 노란색을 골라보았습니다. 제가 이런 이유로 집에 수영복 개수가.... 더 보기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대회이니만큼, 이번 대회에서 대여해주는 자전거는 따릉이입니다. 대회 참여 몇 주 전, 따릉이 라이딩을 즐기는 익명의 대리님으로부터 따릉이 고르기 꿀팁을 얻은 바 있었습니다.
    1) 기후동행 마크가 있는 것으로 고를 것
    2) 바구니에 받침이 있는 것으로 고를 것
    3) 7만 번대인 것으로 고를 것
    이 세 가지가 기억나는데요, 마침 기후동행 마크 따릉이가 바로 눈에 들어와서 지체 없이 픽하고 출발선으로 향했습니다.

    기후동행 마크를 확인하세요(?)

    자전거는 뚝섬한강공원에서 서쪽으로 향하는 코스입니다. 초급자는 용비교를 반환점으로 10km, 중급자는 한남대교를 반환점으로 15km, 상급자는 반포대교를 반환점으로 20km를 주행했습니다. 아직 6월 초라서 날씨가 아주 덥지 않았었는데, 맑은 날 한강 라이딩을 하니 정말 행복했어요. 쉬엄쉬엄을 준비하면서 골전도 이어폰을 새로 샀는데(저는 겁이 매우 많은지라, 안전상 이슈로 자전거 탈 때는 이어폰을 끼지 않았습니다),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좋아하는 햇빛을 원 없이 받고, 적당히 힘들지만 또 적당히 상쾌한 그 기분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습니다.

  • 수영

    수영의 경우 초급자 300m, 중급자 500m, 상급자 1km였는데, 한강 수영을 희망하지 않을 경우 뚝섬한강공원 수영장 유수풀에서 200m를 수영하는 것으로 신청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기회에 한강 물맛 한번 보자는 마음으로, 저희는 모두 한강 수영을 신청했습니다.

    왼쪽은 중급, 오른쪽은 초급 코스입니다.
    상급코스는 이렇게 한강을 횡단하는 코스입니다.

    상급자의 경우 슈트 착용이 필수이며, 사전에 대여 신청이 가능합니다. 현장에서 구명조끼도 대여해 줬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강에서 접영을 꼭 해보고 싶어서 빌리지 않았습니다. 대신 쿠팡에서 안전부이를 사서 갔어요.

    상급자 필수 착용인 슈트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한강 물 색깔을 공개합니다. 색깔은 제법 살벌하지만, 냄새가 난다거나 맛이 이상하지는 않았습니다.

    [충격] 한강물 정말 말차 색깔!

    오리발을 끼니 부스터가 달린 기분이었고, 힘들 때는 안전부이나 패들을 붙잡고 쉴 수 있다보니 300m는 짧게 느껴졌습니다. (정말로 아쉬워서 끝나고 한강공원 수영장에서 수영을 더 하다 갔습니다.) 수영을 마지막으로 하기로 결정하고서도 혹시 쥐가 나거나 다리가 풀려서 완주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걱정을 꽤 많이 했는데, 걱정이 무색할만큼 쉽게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 완주!

    이렇게 저희는 모두 각자의 속도에 맞추어 코스를 완주했습니다. (그 누구도 쉬엄쉬엄..!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수영, 자전거, 러닝 각각의 링을 조립해 만들 수 있는 예쁜 메달도 받았습니다. 지금껏 가져보지 못한 종류의 메달이라 이걸 조립할 때 제일 신났던 것 같습니다.

    시장을 반찬으로 아이스크림과 한강 라면도 뚝딱 해치웠습니다.

    페이스에 맞게 무리하지 않고 도전했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인지 경기장을 떠나는 순간부터 피로가 확 몰려왔습니다.

    귀가하자마자 구충제를 먹고 기절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지금 지쳤나요? 네.... (의도된 초점 나감입니다)
    동기들에게 구충제 사진을 요청해 놓고
    정작 저는 사진 찍는 것을 잊었습니다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철인 3종을 가벼운 마음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대회라는 점에서, 참가를 고민 중인 분이 계신다면 강력하게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철인 3종의 각 운동들은 모두가 쉽게 해볼 수 있지만 세 운동을 한번에 모두 해보는 것은 (그럴만한 자리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쉽지 않은데, 그런 흔치않은 경험을 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저는 내년에는 중급이나 상급으로 다시 나가볼 것 같아요!

자주 하지 않던 운동도 경험하고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참여의 좋았던 점이었습니다. 저는 원래 자전거를 자주 타지는 않았는데, 쉬엄쉬엄 3종 이후 따릉이의 매력에 빠져서, 주말마다 따릉이를 타고 서울을 누비고 있습니다. 주로 하던 운동이 아니더라도, 이번 기회를 통해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워터프루프 선크림을 잔뜩 발랐음에도 팔다리가 잔뜩 타버린 것이 조금 슬픕니다. 여름에는 적당히 탄 피부가 예뻐보인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이렇게까지 태울 계획은 아니었습니다..... 흑흑 혹시 바디 미백 꿀템을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공유해 주세요~! 제발~~!!